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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 소개1 : 호의에 대하여(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by gc5872 2025.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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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호의에 대하여)

저자 배경 및 책의 성격

문형배는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와 여러 법원과 경남 지역 법관을 거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어 2018년부터 2025년 4월까지 재직했습니다.
그는 판결문 속에서 엄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했으며, 사법 제도 안팎의 삶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1998년부터 작성된 글들 중 블로그에 올렸던 산문, 서평, 사회에 바라는 글, 일상적인 사색 기록 등을 저자가 직접 선별한 글들을 모은 것이며, 총 408쪽 분량입니다.

 

주요 내용

책의 글들은 여러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대표적인 축들을 아래와 같이 들 수 있습니다.

 

1. 일상과 자연의 관찰
저자는 산책길, 등산, 숲, 나무, 계곡 등 자연 환경 속에서 느낀 사소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기록합니다. 어떤 나무가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고 느끼거나, 길가의 풀꽃에서 계절의 흐름을 감지하는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관찰을 통해 "평범"하고 "보통"이라 불리는 삶의 순간들이 사실은 우리가 삶의 의미를 느끼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반복됩니다.

2. 독서와 경험을 통한 사유
문형배는 자신이 무경험 혹은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고, 다양한 글을 접하며 생각을 확장해 왔다고 썼습니다. 고전 문학, 사회 문제에 대한 글, 세계의 여러 사상들에 대한 독서가 그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재판관으로서의 판단력과 인간 이해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무경험을 극복하기 위해 읽은 책”, “문학이 재판을 보완한다”는 생각 등이 중요하게 나옵니다.

3. 판사 / 재판관으로서의 삶과 원칙
재판관으로서, 그리고 법관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기준에 대해 여러 글에서 언급합니다. 예컨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범죄자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라 재발 방지와 회복을 위한 제도적 고려, 양형이나 조정 절차 등 재판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또한 법관이라는 위치가 외형적으로는 권위가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책임감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4. 사회와 인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 중 하나는 희망입니다. 절망스러운 상황, 부당한 현실, 갈등과 오해가 많은 사회지만, 저자는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아직 절망하기엔 이르다"는 믿음을 표현한다. 호의(benevolence 혹은 goodwill)라는 개념이 책의 중심 주제 중 하나로,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친절, 배려, 선의가 사회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여러 글에서 강조됩니다.

5. 받은 것, 돌려주는 삶
특히 김장하 선생이라는 인물과의 이야기에서 그는 과거 자신이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판결과 행위로 보답하고자 했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는 단순히 법적 정의를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받은 호의를 사회 전체에 환원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6. 평균인(평범한 사람)으로서 살고자 한 노력
저자는 자신을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애썼던 판사”라고 표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를 재판관, 권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만 바라볼 수 있지만, 그는 자신의 배경, 일상, 취미, 자연에 대한 애정, 책을 좋아하는 마음 등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삶의 크고 작은 부족함과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그 속에서도 올바르게 걷고자 하는 노력을 기록합니다.

중심 메시지 및 의미

1. 호의의 힘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호의’입니다.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마음,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 타인을 향한 작은 친절—이것들이 사회의 윤리적 기반이 되고, 개인의 삶에도 의미가 됩니다.

2. 성찰과 배움의 지속성

저자는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한계와 오류 가능성을 자각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다듬습니다.

3. 법과 정의의 온도

문형배는 법관으로서의 엄정함만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인간미, 공감, 그리고 소통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법이 사회적 약자에게도 공정해야 하며, 법이 사람을 보호하는 쪽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4. 평범함의 가치

영웅적이거나 극단적인 삶이 아니라, 평범한 삶 속에서 지켜야 할 가치들이 삶 전체를 진실 있게 만든다고 봅니다. 평균인의 삶이야말로 우리 삶 대부분의 자리이며, 그 자리에서의 선택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

1. 김장하 선생과의 인연

저자는 평생 기업 활동을 하면서도 지역사회와 교육을 위해 재산을 기부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존경스럽게 소개합니다.
김 선생에게 받은 도움과 감동은 저자가 재판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서려는 마음을 굳히게 했습니다. 받은 호의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 법정에서의 작은 질문

재판을 진행하면서 피고인의 말 한마디, 피해자의 표정 하나에 오래 사로잡혔던 경험을 기록합니다.
저자는 법의 엄정함 뒤에 숨어 있는 인간적인 사연을 놓치지 않으려 했고, “이 사람이 왜 여기까지 왔는가”를 질문하며 판결문 너머의 삶을 들여다보려 했습니다. 이는 법관의 역할을 단순한 심판자가 아니라 인간의 사정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확장한 순간입니다.

3. 무경험을 채우는 독서

문형배는 판사라는 직업 특성상 직접 체험하지 못하는 수많은 인생의 국면을 다루어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문학작품과 사회학 서적을 읽었으며, 책을 통해 타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문학이야말로 판결의 빈틈을 메운다”는 그의 믿음은 인상적입니다.

4. 평범한 일상의 발견

숲길을 걷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에서 삶의 강인함을 발견하거나, 길가의 들꽃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평범한 하루에도 삶의 의미가 숨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법관이라는 무거운 직무를 지닌 사람도 결국 **평균인(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며, 거기서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5. 절망을 거부하는 태도

사회적 부조리와 갈등이 많은 현실에서도 저자는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라는 희망을 강조합니다.
법정에서 만난 수많은 인간 군상들, 그리고 개인적 고민 속에서도 그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믿음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책 제목의 핵심인 **‘호의’**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종합

<호의에 대하여>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판사와 재판관의 자리를 떠나기 전 혹은 퇴임 즈음에 남긴 산문집으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놓치기 쉬운 것들—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사람다움, 평범함, 호의, 자연, 독서, 성찰—에 대해 쓴 글입니다.

그는 자신의 공직 38년의 삶 속에서 느꼈던 갈등, 실패, 고민, 소망 등을 숨기지 않으며, 법의 엄정함 뒤에 인간의 온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작은 일상 속에서조차 가치 있는 순간들이 있고, 그것들이 쌓여 삶을 지탱한다고 봅니다. 결국 이 책은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세상이 혼란스럽고 난관이 많을지라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하여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이야기하는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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